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면 왜 허리만 아플까? — 허리만 치료해도 효과가 없는 이유
장시간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픈 이유는 허리 자체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원인과 해결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이런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앉아있는 것 자체가 뭔가를 한 것도 아닌데 왜 허리가 아플까, 하고 의아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허리보다 먼저 엉덩이를 봅니다. 구체적으로는 엉덩이 근육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얼마 전 찾아오신 30대 후반 개발자 분이 계셨습니다. 재택근무로 전환된 이후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계신다고 했습니다. 허리 통증이 생겨서 좋은 의자도 사고 허리 쿠션도 구매했는데 별로 차이를 못 느끼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분의 엉덩이 근육 활성도를 확인해봤더니 둔근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앉아있는 동안 둔근이 오랫동안 눌리고 사용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픈 진짜 이유
허리가 아프다고 허리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앉은 자세에서는 고관절이 굴곡된 상태가 지속됩니다.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고관절 굴곡근(장요근)이 단축되면서 긴장합니다. 장요근은 허리뼈에도 연결되어 있어서, 단축된 장요근이 허리를 앞으로 당기면서 요추 전만이 과도하게 만들어집니다. 이 상태에서 허리 근육이 과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통증이 생깁니다.
동시에 엉덩이 근육은 반대 현상이 일어납니다. 오래 앉아있으면 둔근이 지속적으로 눌리고 사용되지 않으면서 점점 활성도가 떨어집니다. 둔근은 고관절을 안정시키고 허리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근육이 약해지면 그 부담이 허리 근육으로 고스란히 넘어옵니다.
결국 허리가 아픈 건 허리가 원인이 아니라, 앞쪽 장요근이 너무 당기고 뒤쪽 둔근이 너무 약해진 불균형의 결과입니다.
좋은 의자와 쿠션이 큰 차이를 못 만드는 이유
앞서 말씀드린 분이 좋은 의자와 허리 쿠션을 구매했는데 별 차이를 못 느꼈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의자는 앉은 자세의 각도를 바꿔줄 수 있지만, 이미 단축된 장요근과 약화된 둔근을 회복시켜주지는 못합니다. 도구는 보조 수단이고, 근본적인 해결은 근육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분과 함께 3가지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는 1시간마다 일어나서 고관절 굴곡근 스트레칭을 1~2분 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런지 자세에서 앞쪽 사타구니가 늘어나는 느낌으로 30초씩 양쪽 반복입니다.
두 번째는 퇴근 후 둔근 활성화 운동을 루틴으로 넣었습니다. 클램쉘 좌우 15회, 한발서기 20회를 매일 10분 진행했습니다.
세 번째는 모니터 높이를 조정해서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흉추 후만이 강해지고 허리에 추가 부담이 생깁니다.
4주 후 허리 통증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8주 후에는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예전만큼 아프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당장 확인해볼 수 있는 것
서서 한 발로 30초 버텨보십시오. 버티는 동안 골반이 한쪽으로 내려가거나 상체가 많이 기울어진다면 둔근이 약화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양쪽을 비교해서 차이가 크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허리만 스트레칭하거나 파스만 붙이면 당장은 시원한 느낌이 나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앞에서 당기는 장요근을 풀고, 뒤에서 지지해야 할 둔근을 깨우는 것이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스탠딩 데스크로 바꾸면 허리 통증이 해결되나요?
서있는 자세가 앉은 자세보다 허리 부담이 적은 건 맞지만, 종일 서있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앉기와 서기를 번갈아 하는 것이 이상적이고, 어떤 자세에서든 틈틈이 움직이고 스트레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허리 코어 운동을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둔근 운동이랑 둘 다 해야 하나요?
연관되어 있습니다. 코어는 복부뿐만 아니라 둔근, 골반저근, 척추기립근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둔근 강화는 코어 강화의 일부입니다. 따로 생각하기보다 함께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본 칼럼은 운동 과학 및 기능 재활 관점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사의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통증이 지속될 경우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